슬라이딩 만화책장 및 CD장, 책상

주문제작한 후기 (구트하우스)


 

나는 올해 23년차에 빛나는 록 덕후다. 어렸을 때부터 음반을 사모았다. 엄마한테 막 맞으면서도 샀다 ㅋㅋ 우리 엄마는 내가 이 덕질만 안했으면 좀더 성공했을거라고 항상 말씀하시지만, 내 생각은 정 반대다. 나는 내가 이 덕질을 하기 위해서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슬라이딩 장을 갖는 것은 오래 된 소원이자 꿈이었다. 자취를 하게 되면 금방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걸 가지려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다름아닌 '슬라이딩 만화책장을 놓을 수 있는 수준의 넓은 집' 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벌고 모아 드디어, 투룸으로 이사를 오게 됨. 그리고 바로 이것부터 실행!! 으랴!!

 

구트하우스 블로그 링크

 

원래 처음부터 주문제작을 하려던 건 아니었고 기성품이 있으면 그걸 사려고 했다. 그런데 씨디장의 경우 요즘에는 음반 사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아무리 찾아도 마음에 드는 기성품이 찾아지질 않는 거임. 그렇게 네이버 블로그 검색을 전전하던 나는 구트하우스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었다. 여기는 LP장, CD장, 미디책상 같은 것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맞춤 제작 업체다. 오 좋아. 여기는 내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연락에 들어갔다.

 

나의 경우에는 이 블로그에 들어가서 내가 생각하던 것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모델을 찾은 다음, 그걸 기반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디자인을 공유하고 결정한 뒤 제작에 들어갔다. 나는 무조건 밝은 색의 가구를 원했고, 그래서 책상은 자작나무 합판, 씨디장은 소나무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제작 소요기간은 약 3주.

 

가구가 도착했다. 평일 낮에만 배송을 받을 수 있는데 나는 회사 나가니 집에 없어서, 집 비번 알려주고 들어가서 두고 나오시라 했다. 총 비용의 반정도 되는 금액은 주문할 때 입금했고, 나머지는 가구 설치 완료된 후에 인증샷 카톡으로 받은 다음에 쏴드렸다. 이것은 내가 가구를 받은 날 최대한 빠른 시각에 퇴근을 해서 딱 보자마자 찍은 사진이다. 아오, 예뻐랑.

 

책상 위에 마우스 장패드부터 깔아보았다. 여기에 올리려고 인터넷 열심히 뒤져서 직구한거다. 원피스 장패드 여러 디자인이 많은데 대부분 너무 유치뽕짝 스타일이라.. 이렇게 색감 좀 멋있는 것 사고 싶었음. 이것도 배송되는데 몇주일이나 걸렸더랬지. 아무튼 잘 어울린다.

 

 

책상 다리는 철제로 되어 있다. 튼튼해서 마음에 든다. 아래쪽에 공간이 많이 남는데 전에 만화책장으로 쓰던 큐빅스 공간박스도 충분히 둘 수 있다. 만화책을 좀 더 사도 되겠어. 낄낄. 밑에쪽에 작은 서랍장 같은 것을 사서 둬야겠다. 책상이 있으면 당연히 서랍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말이지.

 

슬라이딩 만화책장 겸 씨디장.

위에 3칸은 만화책을 넣게, 밑에는 음반을 넣게 제작해달라고 했다. 높이는 180cm내외로. 최종 결과물이 이렇게 나왔는CD장 한칸만 더 올릴걸 그랬네. 생각보다 약간 낮지만 그래도 다 정리를 해보니 내가 가진 것들을 다 넣어도 공간이 꽤 남는다.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을 것 같음.

 

침대 밑에 짱박아두었던 음반들 꺼내서 이름순으로 정리하기. 와, 이거 하는데만 5시간 걸렸다. ㅠㅠ

 

모니터랑 노트북 대충대충 설치하고 의자도 조립해서 앉아봄. 검은색은 나의 도가니. 

 

가지고 있는 전자피아노까지 이렇게 완벽하게 쏙 수납이 되니까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순 없다. 코로나 때문에 우울증 올 것 같은 와중에 이렇게 마음에 쏙 드는 슬라이딩 만화책장이랑 건반책상이 도착한 걸 보니까 그나마 기분이 좋아진다. 침실과 같은 공간인데 이 부분만 떼서 보면 서재처럼 보인다. 정말 가지고 싶었던 공간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 이거 거실보다 여기에서 더 많이 있는거 아닌가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