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10평대 투룸 짐정리 계획 세우기


혼자 10평대 투룸 이사 계획을 세우기 위해 도면을 그렸다. 많은 수정을 거쳤고 현재도 변경하는 중이다. 최대한 현재 가진짐과 가구들을 활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많은 수납을 하고 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그 연구가 필요하다.

오른쪽의 N03호가 내집이다.

 

평수라는 것이 좀 애매한 표현이긴 한데, 단순히 숫자적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집은 12평 정도 되는 공간이다. 큰 방과 작은 방으로 구성된 방 2개가 있고, 부엌과 거실을 나누기 애매한 공간으로 하나 구성되어 있다. 작은 방에는 별도의 다용도실이 하나 작게 구비되어 있으며, 작은 화장실. 여기까지가 12평 정도의 공간이다. 별도로 집 밖으로 야외 테라스가 있음. 옥탑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야외 테라스 때문에 이 집을 전세로 계약하게 되었다. 이번에 이사가는 집의 장점은 방 2개로 분리가 되어 있다는 점과 별도로 제공되는 야외 테라스 공간이고 (그래서 전세 보증금이 같은 규모의 다른 방보다 1천만원 더 비싸다) 단점은 집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주방과 욕실이다. 100% 만족할 수 있는 집이란 없는 것이기에.. 머리도 많이 쓰고 적당히 타협도 하면서 내가 앞으로 2년 살아내야 하는 공간을 최대한 만족스럽게 꾸며보는 것이 나의 목표다.

 

집에 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곳은 다름 아닌 거실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혼자 사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TV가 있는 공간 근처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일듯. 나도 마찬가지고. 심지어는 보지 않을 때에도 틀어놓는 경향이 있음.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집 정리를 할 때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장소도 바로 이 거실이다.

 

이번에 가는 집의 거실은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애매하다. 아니, 없다고 봐야 한다. 경계는 나 스스로 내가 가지고 있는 짐을 가지고 정해야 한다. 그 판단의 기준이란, '내가 얼마나 요리를 좋아하는가' 가 핵심 포인트이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집을 고를 때, 싱크대의 크기와 옵션으로 주는 냉장고의 크기도 신경 썼다. 전기레인지가 아니라 가스레인지를 쓰는 것도 좋은 포인트이다. 문제는... 식기 건조대를 올려놓을 자리도 없는 수준의 조리대!!! 이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차분하게 주방의 짐을 정리할 계획부터 세우면서, 결정을 해보자.

 

- 주방 짐 정리

우선 냉장고는 옵션으로 주어지므로, 있는 짐을 떠올려보자. 가장 큰 짐은 역시 전자레인지겸 오븐. 그리고 6인분짜리 밥솥. 캡슐커피머신과 토스터기가 있는데, 이건 이번 기회에 처분을 해야겠다. 커피는 캡슐보다 드립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빵은 그냥 프라이팬에 구워 먹어도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혼자 다 먹기 어려워서 식빵을 잘 사다놓지도 않고. 자주 안쓰는 물건은 버리거나 처분하자. 그다음의 큰 짐...은 술병이다. 술병 같은 경우는 굳이 주방의 수납 공간에다가 보관할 필요가 없으니, 보이는 곳에 장식하거나 다른 수납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는 뺀다.

 

주방의 수납공간은 크게 상부장, 하부장, 하부 서랍, 렌지대& 선반 정도의 공간이 있다. 상부장/하부장의 경우 현재 살고 있는 집과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잘 정리해서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현재 집은 상부장에 맥주 전용잔이 상당히 많이 진열되어 있는데, 기왕이면 이 잔들은 거실의 보이는 공간의 장식장을 둘 수 있다면 그쪽으로 빼고 싶다. 그러면 공간이 좀 더 남는 수준. 일단 계획은 보수적으로 세우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 (계획대로 안될수도 있으므로) 상부장/하부장은 그대로 간다.

싱크대 변두리에 두게 되는 장갑, 세제, 수세미 등도 그대로 간다. 현재 싱크대 위에 올려서 보관하던 '도마'만 새로 추가된 하부장 공간에 넣으면 될듯. 나머지는 변동 없다.

 

현재는 트레이와 테이블 위에 보관 중인 실온 재료들.. 이를테면 인스턴트 식품부터 양념 같은 것들. 이것들을 서랍에 넣어야겠다. 나는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라 수납은 안보이는 곳에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러면 싱크대 쪽은 다 정리 된다. 식기건조대..만 빼고.

 

렌지대로 넘어왔다. 렌지 넣는 공간에는 전자렌지 넣고, 원래는 밥솥 두어야 하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다가 식기건조대 놔야 할듯. 밥솥이나 믹서기 같은 건 이 렌지대에 있는 하부장으로 내리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써야겠다. 이동식 조리대가 있으니 거기에 올려서 사용하면 됨. 상부장은 기존에도 비슷한 크기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거 그대로 들어가게 될듯. 지퍼백, 비닐백, 수세미 여분 이런 것들은 좀 한꺼번에 사두는 경향이 있다보니 남는 것들을 넣게 되는데 그게 들어가면 딱이다.

 

이정도 하면 지저분한 건 싹 다 안으로 집어넣을 수 있고, 다 들어가지 않는다면 물건을 정리해서 공간에 맞춰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딱 술병만 남는다. ㅋㅋ

 

 

이번 거실 정리의 크나큰 목표는 '미니멀'이다. 짐을 최대한 줄이고 또 줄이는 것 말이다. 그리고 최대한 무언가를 많이 사지 않는 것. TV선반, TV, 소파, 소파테이블 모두 있으니 싹다 가지고 가서 그대로 놓는다. 다만, 소파의 디자인이 매우 질렸으므로 (패브릭 리클라이닝 소파 5년째 사용) 에스닉한 패턴의 블랭킷 같은 걸 하나 사서 덮어두면 완전 분위기 바뀔 것 같으니 이정도에서 마무리.

 

현재 집에는 공간박스 4개가 있고 여기에 잔짐들이 좀 들어있는데, 박스에 넣어서 침대 밑에다가 둘 예정이다. 현재는 침대 밑에 계절에 안맞는 옷들이 주로 들어있지만, 이번 집에서는 드레스룸이 생기기 때문에 옷 집에서 꽤 많이 해방될 수 있음. 이 공간박스는 처분하자.

 

이사가는 집에는 음반과 책, 악기 등은 싹 침실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니 거실에는 놓을 것 없음!

 

이렇게 정리하면 거실에 공간이 좀 남는다. 이 부분은 이사를 가고 나서 결정을 하려고 한다. TV다이도 1미터가 조금 넘는 수준에다가 티비도 32인치밖에 안되기 때문에 옆으로 공간이 많이 남을 예정. 이 공간에다가 술병이랑 술잔 놓으면 딱인데. 일단 남는 공간의 크기를 봐서 정할 것이다.

접이식 테이블도 하나 살까 고민 중. 역시, 공간을 봐서. 블로그를 열라 하다 보니 책상 같은 공간이 필요해서 그러하다. 노트북 들고 이리 저리 다니면서 여기서도 썼다가 저기서도 썼다가 하는 로망 말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침실 & 서재 & 취미방. 생각보다 안방의 공간이 커서,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가로*세로 모두 3.14미터. 거기다 옵션 가구도 없으니 마음껏 때려 넣고 꾸밀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

 

나에게는 더블 사이즈의 침대 하나가 있고, 침대 아래에 짐을 넣기 위해 일부러 침대 밑의 공간을 넓게 해서 주문제작을 했다. 침대 밑을 수납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좁은 집에 사는 사람이 취해야 하는 좋은 태도이다. 다만 그 방법이 좀 다양하다. 서랍이 딸려 있는 것 내지는 매트리스를 들고 그 안에 수납하는 것 등. 하지만 짐을 넣고 빼고 하는 과정과 넣을 수 있는 짐의 양을 생각해 본다면, 그냥 나처럼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함.

현재의 침대 밑 공간은 손님용 이불, 계절옷, 여행용 캐리어가 수납되어 있다. 옷은 이번에 꽤 빠져나갈테니 공간이 반정도 남을 예정.

아, 그리고.. 침구 바꾸고 싶다 ㅠㅠ

 

이번에.. 사야 하는 큰 가구 중에 하나가, 키보드(피아노)를 서랍 안에 넣어 보관할 수 있는 미디테이블이다. 책상도 필요하고 피아노 보관도 해야 하니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다. 가구를 살 때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계속해서 쓸 수 있느냐' 다. 싼 걸 사면 모르겠는데 비싼걸 산다면. 이 미디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좋은거 하나 사서 계속 쓸 생각. 피아노가 무거우니 튼튼하고 좋은 걸로 사는 게 맞다. 주문제작 할 예정.

테이블 위에는 모니터 사서 놓고, 제대로 블로그 업무 보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글이 진짜 안써져서 미춰버릴 것 같을 때 노트북 들고 여기 저기 집안 어딘가에 구겨지는 게 아니고서야 블로그 작성은 대부분 책상에서 할 예정. 그러니 의자도 좋은 걸 사야 함.

그리고 내가 가진 일렉기타1, 어쿠스틱기타1, 우쿨렐레1... 이거 뭐 거의 장식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처분하진 않겠다. 나의 아이덴티티니까.

 

이번에 또 큰 돈을 쓰려고 하는 것 중에 하나! 슬라이딩 CD장을 짜는 것! 맞춤 가구 주문을 할 생각이고, 어디에서 주문할지도 정해놨다. 기왕이면 미리 주문을 넣어서 이사가는 날과 가깝게 받아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준비해야지. 약 1천장의 CD와 만화책을 넣을 수 있도록 사이즈를 재서 주문하면 되겠다. 이것 역시 나의 오랜 꿈이었다.

 

책을 좋아하는지라 항상 고민이다. 짐을 늘리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를 쓴다. 드디어 이번 집에서는 조금 늘릴 수 있을 것 같지만...방심은 금물. 현재 북선반이 두개 있고 거기 수납할 수 있을 정도의 책만 가지고 있다. 북선반을 하나쯤 더 사는건 괜찮을 것 같음. 그것도 이사 가서 정해야겠다.

 

가로*세로 2.3미터 정도 크기의 옷방.그리고 작게 딸린 다용도실. 현재 집은 1.5룸이라 옷방과 침실이 함께 관리되다보니 난장판이었지. 패브릭에서 나오는 먼지가 장난이 아니라 그렇다. 옷방은 무조건 따로 있는 게 좋음.

 

이번 집에는 붙박이장 옵션이 없다. 그리고 나는 없는 게 더 좋음. 현재의 집에는 붙박이장이 있는데... 키작녀(ㅠㅠ)라 위쪽은 안 닿기 때문이다. 이게 얼마나 불편한지ㅠㅠ 차라리 행거를 두면 높이를 내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낫다고 본다. 행거 하나 크게 두고 걸 수 있는 것들 계절 상관 없이 죄다 거는 게, 집안 일이 줄어서 좋다.

 

수납 짱짱하고 크기 큰 서랍장을 이번에 하나 구매할 것이다. 개서 넣는 옷이나 양말 속옷, 악세서리류 등을 싹다 보관할 수 있는 그런 것. 운영하는 블로그중에 여행블로그가 있어서 해외여행을 엄청 다니기 때문에 여행 짐을 빠르게 쌀 수 있도록 옷방을 운영하는 것이 나의 목표 중에 하나다. 침대 밑에서 캐리어만 끌고 쥘쥘 와서 막 퍼담으면 되는, 그런 느낌으로.

 

 

화장대와 트레이는 갖다 방안 어디다 두기만 하면 된다.

 

제습기, 청소기, 스탠드형 스팀다리미 등 각종 자잘한 전자제품을 구석에다 짱박아둘 수 있도록 공간을 준비해야 한다. 구석에 짱박아두면 됨.

 

현재는 옵션용 세탁기 하나 덜렁 있는 다용도실. 빨래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 (세제, 건조대, 빨래함 등) 놓으면 딱히 공간도 없을듯. 그래도 빨래건조대 여기에 숨겨놓을 수 있는 건, 내 자취 역사상 ㅠㅠ 가장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다. 원룸 살 때에는 방 한복판에 빨래건조대 둬야 해서 쟤가 주인공인지 내가 주인공인지도 알 수 없는 생활을 하곤 했는데 말이지. 자취 9년차인 현재는 건조대를 사고 싶다는 욕심에 허덕거리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빨래를 널고 나서 제습기를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나름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현관이 매우 좁은 집이라 뭘 둘 수가 없다. 현관에서 들어가는 입구에 미닫이 문이 있는 것은 아주 마음에 쏙 든다만. 휴지통과 분리수거 통을 둘 곳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장소는 거실과 주방이기 때문에 너무 멀어지면 안되고... 아무튼 공간 확보 필요함.

 

할 거 없다. 그저 있는 거 다 들고 넘어가면 된다.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걱정도 없다. 현재는 세탁 세제들을 욕실에 보관중인데 이번에 다용도실로 옮겨 가니 오히려 짐은 줄어든다. 반신욕을 좋아해서 접이식 반신욕조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걸 다른 모델로 이번에 바꿔볼까 생각중. 것도 이사 가서 정합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나면, 최종적으로 내가 '이번 집에서 버리고 갈 것' 들을 추려낼 수 있다. 미리 살 수 있는 것들을 사는 것도 할 수 있다. 미리 주문을 받아둬야 빠르게 짐정리를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리즈로 연재하려고 하니 재미있게 봐주길 +_+